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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돌아온 출발선, 이전의 나와 앞으로의 나
    자유로운 소고 2022. 5. 7. 04:33

     

    왜 개발자가 되고 싶었을까?

    2015년부터 17년 초까지 군대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하면서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지도와 거리뷰를 통해 찾아보던 습관이 있었고, 대학에서 지리학을 전공하고 있던 나는 서비스되고 있는 웹 지도를 관리하고 추가로 필요한 부분을 개발하는 분야의 일을 하면 재밌겠다고 생각을 했다. 전역 후 막연히 '그런 일을 하려면 코딩에 대한 지식도 갖추고 있어야 할테니까...'라는 생각에 무심코 소프트웨어학과 부전공을 신청했다.

     

     

    무작정 내딛었던 발걸음의 대가는..

    부전공 이수 요건은 전공수업 24학점을 채우면 됐지만, 살면서 거들떠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공대 전공수업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일단 1년 정도 독학해서 지식을 조금 쌓고 본격적으로 들어가야지 생각했고, 갓 복학한 2017년 가을학기에는 기초 C언어 책을 살펴보는 것으로 프로그래밍으로의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콘솔 화면 출력을 연습하는 단원의 예제 문구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이 줄은 프로그램에게는 작은 한 줄에 불과하겠지만, 프로그래머에게는 커다란 발자취로 남게 될 것이다!’

     

     

    1년 뒤, 특유의 흐지부지함과, 휴학하고 아버지의 일을 돕느라 C언어 공부는 어중간하게 되어 있었고, 2018년 가을학기에 다시 복학해서는 이제는 수업을 조금씩 듣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 마침 같은 소프트웨어학과를 다전공하고 있던 후배와 이야기를 나눴다. 후배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나 강의평가를 고려해봤을 때 프로그래밍 지식이 다소 부족해도 수강을 시도해볼 법한 강의로 컴퓨터구조를 추천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공대 전공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그 수업에서는 프로그래밍을 다루지는 않았기에 아쉽게도 미리 공부해뒀던 약간의 지식은 사실상 활용할 기회가 없었다. 매주 뭔가 요상한 방식의 산술 연산을 해대고, 요상한 명령어들이 하드웨어 이곳저곳을 왔다갔다하는 구조를 배우는 향연이 쉴새없이 쏟아졌다. 그렇게 첫 전공 수업은 기말고사를 던지는 것으로 결말을 맞았다.

     

    그 이후로, 올해까지 여러 강의들에 도전했다. 부전공만으로는 4년의 정규 커리큘럼을 온전히 소화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어떤 강의들을 수강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고 수강신청하면서 2019-2020년 동안에는 원전공과 부전공 강의를 병행해 들었다. 각 전공의 모든 이수 조건을 만족했을 무렵에도 이대로 졸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1년 동안 부전공 강의들을 더 들었다. 들었던 강의들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  2019년: C 프로그래밍, 웹 프로그래밍, 기초 프로젝트
    •  2020년: C++ 프로그래밍, 컴퓨터 구조(재수강), 운영체제, 알고리즘,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
    •  2021년: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 실습, 자료구조, 데이터베이스, 병렬 프로그래밍, 영상 처리, 컴퓨터 그래픽, 선형대수학, 이산수학, 게임 프로그래밍

     

    많은 시간을 투자해 컴퓨터공학과 관련된 적지 않은 내용을 접했지만 이들을 접하는 순서는 체계적이지 못했고, 이 시점에서는 이 정도는 해내야 한다는 조급함에 사전 과정을 충분히 이해하는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무작정 달려들었던 분야의 내용들은,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을 익히기 이전에 그 내용을 받아들이는 것조차 어려웠다. 재미를 붙이지 못하니 강의에 몰입하기란 어려웠고, 대부분의 강의에서 특정 시점에서 일반적으로 해낼 것으로 기대되는 것들을 해내지 못하는 경험을 겪었다.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자신감도 사라지니 프로젝트 같은 것들에 지원할 용기도 나지 않았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도전과 실패를 반복했다.

     

    어떻게든 달려보려고 애썼지만 계속 넘어지면서 몸에는 상처들만 남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주해야 하는 러닝 트랙의 완주점은 보이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내딛어보는 발걸음, 이번엔 제대로!

    2022년에도 기약 없는 발걸음 내딛기는 계속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취준심판을 알게 되었고,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해보자는 심정으로 희소인재 커뮤니티에 입장을 신청했다. 커뮤니티에 들어간 뒤에는 트레이너 분들과의 컨설팅을 신청했다. 트레이너 분들이 제시한 것은 명료했다. ‘개발자라면 코딩을 잘 할 줄 알아야 한다.’ 이어지던 답답함을 극복해낼 수 있는 방법은, 참 간단명료했다. 내게는 기초를 다시 제대로 다지고, 생각하는 방법을 다시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렇게 나는 내게 생각의 전환점을 일깨워 준 트레이너 분들을 믿고, 출발선으로 돌아가서 그들과 함께 다시 한 번 발걸음을 내딛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 곳에는, 다시 발걸음을 내딛는 과정에서 어떻게 해야 제대로 뛸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고, 그에 맞게끔 내달린 발자취의 흔적을 남겨보고자 한다.

     

    그 흔적이 앞으로 어떻게 남겨질지는 지금으로써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올바른 발자취를 남기고 좋은 이정표를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그 발자취와 이정표들이 나중에 내가 올바른 방법으로 더 빠르고, 더 멀리 뛸 수 있게 해주는 밑거름이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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