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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1분기 회고
    주간 회고 2023. 4. 22. 04:04

     

    2023년 1분기, 힘차게 헛스윙을 돌렸다.

     
    2023년의 3분의 1이 넘어가려고 하는 시점이다. 개발자의 길로 들어선 뒤 본격적으로 현실과 맞닥뜨리고 있다. 선택의 갈림길을 만나 선택을 했고, 그에 따른 수많은 결과들을 마주하고 있다.
     
    이제는 지금까지의 결과들을 한 번 본격적으로 돌아보고, 이번 분기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성을 세워야 할 것일지 정립할 때가 된 것 같다.
     
     
     

    1-2월

    메가테라 성수코딩도장에서 지난 8개월 간 고생하면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이력서를 작성했다. 나는 다른 동료들보다 첫 이력서 작성이 2주 정도 늦었는데, 포트폴리오의 내용이 다 안 채워져서 내용을 더 채워야 할 것만 같은 찜찜함에 기인했다. '그래도 지금까지 정말 많은 것들을 해 왔으니, 일단 시장의 평가를 받으면서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알아가자'는 트레이너님과 동료분의 조언을 듣고 마음을 다잡아 일단 이력서를 만들어보기 시작했다.
     
    처음 세웠던 전략은 작성한 포트폴리오의 모든 것을 상세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1페이지 이력서 + 25페이지 포트폴리오 소개서를 합한 26페이지의 문서가 만들어졌다. 포트폴리오 소개 부분에서 기능들에 구체적으로 기술들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긴 줄글로 서술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사용하는 느낌의 이력서와는 꽤나 달랐지만, '이런 이력서도 있네?' 느낌으로 어필해보자는 생각으로 1월 2주부터 지원을 시작했다.
     

    당시 포트폴리오를 설명하는 영역은 한 페이지가 이 정도 분량이었다. 이만한 분량으로 26페이지였다. 사진을 클릭하면 이력서 전체를 볼 수 있기는 한데, 이런 이력서도 있을 수 있구나 정도로만 보면 좋을 것 같다.

     
     
    한 달 동안 약 50군데의 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했다. 놀랍게도 내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포트폴리오의 내용을 깊이 봐주셨던 것인지, 과제 테스트나 면접 기회를 부여받았다. 두 곳에서는 면접 기회를 부여받아 대면 면접을 진행했다. 두 곳 모두 답하기 쉽지 않았던 질문들이 있었다. 한 곳의 기업에서는 포트폴리오에서 사용했던 데이터 중 암호화해 저장하는 로직에 대한 연쇄적인 질문을 받았고, 다른 기업에서는 내가 직접 찾아보면서 추가했던 기술에 대한 사용 의도, 기술 도입 시 고려해야 할 비용에 대한 깊이있는 질문을 받았다.
     
    처음으로 보는 기술 면접들이기도 했고, 몇몇 답변에는 다소 대답을 얼버무린 것 같아 찜찜했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두 기업에서 모두 최종합격 제의를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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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의 갈림길이 찾아왔다. 맨 처음부터 시작한 전형에서 손을 내밀어 준 회사들이 나타났다. 그 당시 나는 지원을 고민했던 회사가 한 곳 있었다. 일단은 주어진 환경에서 일찍 사회경험을 시작하면서 실무를 제대로 알아가는 게 맞는지, 더 욕심을 내 그 회사에 본격적으로 지원을 시작해봐도 괜찮을지 고민했다.
     
     
    그렇게 1분기에 있어서 가장 큰 갈림길이라고 생각되는 선택을 했다.
     
    위험한 길을 선택했다. 지원을 고민했던 그 회사와는 그때 당시에는 아직 아무런 접점도 없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사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회사에 전화를 드려 떨리는 목소리로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인사담당자분께서도 진한 아쉬움을 표하셨지만, 몇 가지 조언을 주시면서 나중에 서로 더 성장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리고 사회의 태세전환이 시작되었다.

     
    2월 초로 넘어가는 시점이었다. 욕심을 내서 다른 기업들에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갈림길에서 결정을 내린 이유가 되었던 회사에 대한 지원 준비도 같이 시작했다. 그 회사같은 경우에는 각 600자 이상을 요구하는 사전 질문이 두 개 있었다. '일을 대하는 관점'에 대한 질문과 지원 동기였는데, 잘 쓰고 싶다는 욕심에 답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그 사이 2주의 시간이 흘렀고, 뭔가 사회의 이력서에 대한 평가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불합격률이 극적으로 높아졌다.
     
    일단은 1월달의 결과가 있었으니 다른 기업들에 대한 지원은 지금 상태로 좀 더 밀어붙여보자는 생각을 가졌고, 어찌저찌 트레이너님의 피드백을 받아 사전 질문을 완성했다. 그리고 이력서를 제출하기 위해 채용 페이지에 접속했을 때, 공고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뭔가 꼬이고 있는 건가 싶은 느낌이 들었다.
     
     
     

    3-4월

    2월 중순부터 3월까지 약 100개 정도의 기업에 지원서를 넣었던 것 같다. 두 군데를 제외하고는 모두 서류부터 떨어졌고, 그 두 군데도 최종 면접에서 미끄러졌다. 그러던 중 트레이너님께서 회사의 개발자나, 결정권을 갖고 있는 분들과의 커피챗을 진행하면서 자신의 의사를 피력하는 것도 기업에 지원하는 방법의 하나라는 조언을 주셨다.
     
    후배 기수분도 이전에 취업하셨던 경험을 들어주시면서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신 적이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궁금했던 부분이 있었다. 이때까지 메가테라 내에서 말고 다른 개발자분들과 접점을 가져본 적은 면접이나 과제 테스트 외에는 없었다. 외부에서 우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시선이 궁금했다. 그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이력서나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면 좋을 것들에 대해 알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한 채용 플랫폼에서 진행하고 있던 취업 준비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있었고, 여러 현업 개발자분들께서 커뮤니티 안에서 커피챗 신청을 받고 있었다. 기회가 될 때마다 피드백을 목적으로 하는 커피챗들을 신청했다. 그와 함께 몇몇 기업의 개발자분들께는 용기를 내서 직접 링크드인을 통해 연락을 드려보기도 했다. 그때 지원하지 못했던 회사의 CTO분께도 메시지를 보내 커피챗 요청을 드렸었는데 회사 인근에서 직접 만나주시기까지 했고, 다른 CTO분께서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연차의 개발자분을 소개시켜 주시기도 했다.
     
    취준 전략이나 이력서 피드백을 위한 커피챗을 다니면서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다수 받으면서도, 추가적으로 보완해야 할 구체적인 것들을 인지하게 되었다. 일단 전반적으로 작동하는 프로젝트가 존재하는 것과, 사용한 기술들에 대해서도 이미 충분히 많은 것들을 다뤄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신 프로젝트 소개 부분의 양이 너무 많아 제대로 전달이 안 될 수 있어 내용을 축약해보고, README.md나 디자인과 같은 프로젝트를 한 눈에 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요소들이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았다.

     
     
    칭찬을 들을 때마다 이제 조금만 더 하면 진짜 끝낼 수 있나? 싶은 희망이 생기면서도 여전히 기존 이력서가 계속 불합격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침내 이력서를 수정해보기로 결정했다.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기보다는, 일단은 계속해서 내용적으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 만큼 표현 방식만 바꿔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보았다.
     
    이력서와 프로젝트 소개서를 별도로 분리하고, 프로젝트의 성과를 요약한 내용을 포함해 이력서를 2페이지로 축약시켰다. 프로젝트 소개서는 PPT 형식의 느낌으로 바꾸었고, 프로젝트 요약에 적었던 주요 성과에 대한 설명을 각 1-2페이지 정도로 구성했다. 프로젝트 레포지토리에 README.md는 여전히 작성하지 않았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무튼 3월 말-4월 초 동안 이력서를 갈아엎었다.
     
     

    이력서 내 프로젝트 요약 페이지의 일부분, 특정 성과에 관련된 프로젝트 소개서 내용 예시. 아래의 링크를 클릭해 전체를 볼 수 있다. 현재 이 이력서는 대략 60타수 1안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형식을 참고하기에 그다지 좋은 이력서는 아니다.

     

    황인우-이력서-2.2.0.pdf

     

    drive.google.com

     
     
    아쉽게도 이 이력서를 쓰기 시작한 4월 초순부터 이 글을 쓰고 있는 4월 22일까지 유의미한 성과는 1번의 면접 기회를 제외하고는 없었다.
     
    그 전형은 3년차 경력직 전형이었는데, 프로젝트 소개서에 작성한 개념에 대해 묻는 질문이 들어왔을 때 명쾌하게 대답을 하지 못했고, 그렇게 n년차 경력직 전형은 기술에 대해 엄격하게 검증한다는 교훈을 남긴 채 회사로의 탈출만을 고대하고 있던 내게 어림도 없다는 듯 쓴맛의 철퇴가 내려졌다.
     
     
     

    세상이 날 억ㄲ

    가장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부분은 2월 중순 이후부터의 서류합격률과 커피챗을 해주시는 개발자분들이 평가하는 포트폴리오의 성과 간에 생기는 위화감이었다. 뭐랄까, 단순히 말하자면, 억울했다.
     
    좋다면서요...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아요'가 아니라 차라리 그냥 '이 정도 가지고는 안 돼요'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안 억울하기라도 했을 텐데...
     

     
     
    어쨌든 내가 마주해야 할 현실은 커피챗을 해주시는 개발자분들의 칭찬이 아니라, 기업에서 이력서를 평가하는 개발자분들이 내리는 불합격 도장이었다. 그리고 사실 조언해주셨던 디테일과 관련된 부분을 제대로 챙기지 않은 것으로부터 기인한 문제들도 분명 컸을 것이었다.
     
    여러 개발자분들이 그렇게 일관되게 추가해야 하고 신경써야 한다고 했던 것들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기존의 이력서 덩어리에서는 내가 움직이기 두려워하는 요인이 있다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다른 트리거를 부여해서라도 움직이게끔 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했다.
     
     
    관련하여 후배 기수분께 고민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심리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되는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인우님이 지금 취업에 너무 초점이 몰려있는 것 같아 스트레스를 통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매주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성취하고, 그걸 늘려가면서 자신감을 되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들었다.
     
    조언을 들으면서 느꼈던 점이라면, 사실 3월 말에 이력서를 수정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 프로젝트 소개서를 수정하는 데 1주일씩이나 걸렸는데도 하루에 만들어내는 생산량이 너무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프로젝트 요약 자체는 기존의 플롯을 가져올 수 있었기 때문에 금방 작성했지만, 문제 인식 → 해결 과정 → 성과 프로세스를 쓰는 과정에서 뭔가 필요성이나 개념을 알긴 아는데 엉성하게 억지로 만들어내서 써넣는 느낌이 강했다.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쓴 것들을 다시 차근차근 살펴보면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할 수는 있어야 할 것일텐데...
     
     
     

    급할수록 돌아가자.

    1분기의 상황 동안 주변을 쭉 지켜본 바로는, 아무리 세상이 차갑고 스타트업이 살아남기 위해 몸을 웅크리고 있다고 해도, 올라올 채용 공고는 올라왔다. 그리고 제대로 배웠음을 결과물을 통해 보여줄 수 있다면 경력 여부에 상관없이 3년차 이내에서는 과제 기회와 면접 기회가 주어지는 모습을, 면접관에게 증명할 수 있다면 최종합격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결정을 내리고자 한다.

    이미 지원했던 회사들에 기적이 일어나서 테스트나 면접을 다시 제안해오지 않는 이상, 새로 지원하는 피치는 한동안은 오히려 늦출 생각이다. 취업에 대한 강박으로부터 시선을 잠시 돌려서, 제대로 해야 할 것들 중 놓치고 있었던 것들이 없었는지 돌아보고자 한다.
     
    지금까지의 취업 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여럿 알게 되었다. 발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도전해볼 것들을 하나씩 정해보고 정복하기 위한 습관을 다시 세우기 시작하고자 한다. 이해한 것을 글로 정리하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적용해보면서 연습하고, 확신이 들면 메인 프로젝트에도 적용해보는 프로세스를 천천히 따라보고자 한다. 최근에는 개발 서적을 읽으면서 내용을 정리하는 것을 조금씩 진행해보고 있는데, 거기서 새로 이해하거나 기존에 사용했던 것들의 원리를 이해하게 된 것들이 있다면 분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전과는 다르게 적용해볼 수 있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한 가치들을 이력서에 조금씩 녹여낼 수 있다면, 지금의 이력서를 주니어로써 요구되는 역량들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이력서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마치며

    이 글을 기점으로 꾸준히 글을 쓰는 습관을 다시 시작하고, 성취들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해온 것들을 증명할 수 있고, 주어진 일을 해낼 수 있는 확신을 주는 개발자가 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할 수 있었으면 한다.
     
    2분기 회고를 쓸 6월 말의 모습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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