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계획을 세울 때, 정말 많은 계획을 늘어놓고, 대부분 리스트에 추가한다. 그 밑바탕에는 '나 이거 다 하면 진짜 잘하게 될 수 있어, 이 정도는 해내야지' 같은 생각이 깔려 있다.
그래서 계획을 보면 양도 많고, 꽤 세분화되어 있기도 하다. 양도 매 사이클마다 적당하게 분배된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그런데 그렇게 세워놓은 하루 계획은 어느 순간 중간중간 그 시점의 예상 진척도보다 하나 둘 밀리기 시작하고, 하루를 마무리할 시점에는 60%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 나머지 40% 가량의 못 한 task는? 뒷날, 그 뒷날, 또 그 뒷날로 계속 꼬리를 문다. 개중에는 정말로 다 해낸 것들도 있지만, 흐지부지하게 한 것들이나, 아예 못 한 것들도 꽤 있다.
무슨 자존심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해내지 못한 것들은 어떻게든 내가 다시 해내려고 한다.
그게 결과가 좋으면 모르겠는데, 결국 못 해낸 것들도 있고, 결정적으로 거기에 시간이 쏠리다 보니 이제는 새로 해야 할 것들을 놓치고,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 모양을 본 지를 몇 개월째다.
인정할 때는 인정할 줄도 알아야 한다.
미련을 버리고 끊어내야 할 때는 끊어낼 줄도 알아야 한다.
자존심만 남은 시체가 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