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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동료분께서 해주신 조언이 몇 가지 있었다.
못 하고, 내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던 것들을 잘 하고 맞는 것으로 바꿔나가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여기 온 것이니까, 못 하는 게 드러나는 게 당연한 거라고. 그런 건 당연히 그런 것이라고 받아들이면 마음이 한결 편해질 것이라고.
여기서 잘나고 못난 게 '진짜 나' 자신이 잘나지고 못나지는 게 아니라고.
경쟁의 대상을 우리 안에 두지 않아도 없다고.
주차가 흐를수록, 요일이 흐를수록 내 모습을 동료들에게 보이기 너무 부끄럽고 자존감이 떨어졌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주고받았을 말들도 한 마디 한 마디가 굉장히 시리게 느껴졌다.
내가 '못 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나보이는 것이 너무 너무 부끄러웠다. 못 하는 게 드러나보일 때 스스로가 되게 무기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못 하는 건 드러내보이지 않으려 했다. 한때는 내가 앞에 있으면서 도와주던 때가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그게 아니라고 생각되니 무기력감이 증폭되었다.
잘 하는 것만 드러내보이려고 하다가, 더 이상 드러낼 잘 하는 게 이제는 없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순간 숨어버리고 싶었고, 숨었다.
...
이제는 내가 못 한다는 걸 인정하고 싶다.
'해야 한다'라고 하지 못하고 '하고 싶다'라고 한 이유도 아직도 못 한다는 걸 인정하지 않고 자꾸 잘 해보이려고 싶어서인 것 같다.
보이지 않는 방패막이를 내려놓아야 못하는 건 못하는 거라고 인정하고, 고쳐야 할 것들을 진솔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